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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위클리에듀교보

위클리에듀교보 2018 no.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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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에듀교보는 행복한 아이, 즐거운 가족을 위해 교보생명에서 제공해 드리는 양육 도움 정보지입니다.


상처받은 엄마를 위한 공감 대화법


아이와 이야기를 할 때마다 화를 내고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짚어봐야 한다.

나는 나쁜 엄마라고 자책하기 전에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획 황선영(베스트베이비 기자) 사진 이성우(G1 studio) 

참고도서 <엄마의 말하기 연습>(박재연 저, 한빛라이프)


대화(對話)의 사전적 의미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또는 그 이야기를 뜻한다. 마주 대한다는 건 아이를 자신과 동등한 입장에서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 그러나 막상 이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내 아이가 또래에 비해 조금 유별난 성향이라면 어떨까? 실제로 유독 산만하고 폭력적인 성향의 아이를 둔 엄마들은 아이와 대화 자체를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부모들에게 <엄마의 말하기 연습>은 한 줄기 빛이 되는 책이다. 저자는 조금 특별한 아이를 두었더라도, 가슴속 깊이 상처가 있는 엄마라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관계는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엄마로서 노력하고 있다는 걸 자기 자신도 알고 아이도 알게 되는 순간 새로운 관계가 시작된다는 것. 내 아이가 퍼펙트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나에게는 최고의 자녀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한 부모이며 성공한 부모다. 내 아이가 지능이 낮고 키가 작아도, 신체적으로 약해도, 아이가 갖고 있는 또 다른 열등 감을 발견했다고 해도 엄마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아이와의 관계는 분명 달라지게 마련이다. 가정이 깨지거나 부모와 같이 살아도 자주 다투는 모습을 보아온 아이들, 편부모나 조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제 나름대로 상처가 있다. 아이가 자신의 상처를 내보였을 때 필요한 것은 엄마의 입장을 합리화하는 백 마디 말이 아닌, 아이의 상처를 공감해주는 진심어린 한마디다. 엄마의 손길과 따뜻한 목소리만으로도 아이는 큰 위로를 받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엄마가 된다는 건 어쩌면 내가 해결해줄 수 없는 아픔을 지닌 가장 사랑하는 존재를 옆에 두고 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감기에 걸려 앓아도, 몸에 상처를 입어도 대신 아파해줄 수 없으니까요. 내가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없는 이 현실을 받아들여야하니 엄마는 힘들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이를 사랑하고 지금도 애쓰고 있다면 그 누구보다 당신은 훌륭한 엄마이니까요.”


상처받은 엄마와 아이를 위한 공감 대화법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자기만의 생각을 버려라

사람들이 쉽게 갈등에 휩싸이고 그 속에서 허덕이는 이유중 하나는 ‘자동적으로 툭 떠오르는 자기만의 생각’ 때문이다. 박소장은 이러한 생각이 우리를 무의식적으로 말하고 행동하게 만든다고 꼬집는다. 그저 떠오르는 생각을 ‘그 순간 해야 한다고 믿는 대로’ 말한다는 것이다. 상대를 판단하고, 비난하고, 강요하고, 비교하는 행위를 당연시하고 자신의 말을 합리화하면서 대화를 진행하면 관계는 단절되고 만다. 우리가 아이와 대화하기 힘든 이유 또한 아직 어려서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말하지 못할거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대화는 이어질 수 없다.


아이를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보라

내 자식을 하나의 엄연한 존재로 객관화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주어진 존엄성이 있고, 이를 지키기 위해 누려야 할 ‘인권’이 있다. 이는 어린아이도 마찬가지다. 안전한 주거지, 충분한 영양, 보건 서비스 등 기본적인 생활을위해 필요한 권리인 생존권, 신체적·정신적으로 유해한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인 보호권, 발달을 위해 교육받고 자유롭게 문화를 즐기고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인 발달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존중받으며 사생활을 보호받고 유익한 정보를 얻을 권리인 참여권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권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참여권의 대표적인 게 의사결정권이니 평소 아이에게 뭐가 먹고 싶은지 물어보고, 뭘 입고 싶은지 물어보는 습관을 들이자. 이렇게 하면 대화가 더 재미있어진다.


비폭력 대화를 실천한다

어릴 때는 고분고분하던 아이가 머리가 굵어지니 말을 안듣는다고 한탄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 어릴 때 비난과 처벌의 힘으로 아이를 키웠을 확률이 높다. 부모가 무서워서 말을 잘 듣는 척 행동하니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던 것. 하지만 아이가 자라 정체성이 생기고 용감해지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다. 그러니 자녀와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고 싶다면 마샬 B. 로젠버그 박사가 제안한 비폭력 대화를 적용해보자. 상대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평화로운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먼저 구체적인 행동 관찰이 이뤄져야 하고, 관찰에 대한 느낌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느낌을 가져오는 욕구를 파악한 다음 자신의 요구를 상대에게 요청(부탁)하는 연습이 필요한것. 이것만 훈련되어도 대화가 이전보다 훨씬 편안해진다.


서로에게 도움 되는 의식적인 속대화 연습하기

퇴근해 돌아온 부모를 본 아이가 소파에 누워 쳐다보지도 않고 “오셨어요?”라고 무미건조하게 말했다고 치자. 이때 ‘저게 무슨 태도야?’,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나?’라고 마음속에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이 바로 속대화다. 이를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비극적인 겉대화가 시작되는 것.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려면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속대화를 정리한 뒤 아이에게 말을 건네는 연습이 필요하다. 즉, ‘아이가 소파에 앉아 뭘 보고 있네. 뭘 하고 있는 걸까? 숙제는 했을까? 물어봐야겠다’라고 생각을 정리한 다음 “아들, 소파에 앉아 있네. 숙제는 끝내고 앉아 있는건지 말해줄래?”라고 겉대화를 건네는 것이다.


불편한 감정을 억지로 참지 않는다

불편한 감정이 들었다면 그 즉시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지난날 화를 참아야 좋은 거라고 배우며 자랐지만 이러한 태도는 좋지 않다. 다음번에 참지 못하고 결국 화를 낸다면 상황이 더 악화되기 때문이다. 케첩을 살살 짜야 그림을 그릴 수 있듯 팍 터트리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끓어오르는 화를 아이에 대한 처벌과 비난으로 발산해서도 안 된다. 훈육 효과도 없을뿐더러 아이와 부모 모두 상처만 받기 쉽다.


말 열 마디보다 중요한 가족 간의 깊은 신뢰와 안정감

아이에게 상냥하게 말을 건네지 않아도, 부부가 투덕거리는 모습을 보여도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견고하게 유지되는 가정이 있다. 가족 간의 깊은 신뢰와 심리적인 안정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메러비안의 법칙에 따르면 의사소통의 대부분이 비언어적인 수단, 즉 목소리, 표정, 태도, 몸짓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본다. 언어적 메시지는 단지 7%밖에 차지하지 않았다. 아무리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도 감정이 담겨 있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다. 어릴 때 가족 사이에 따뜻한 스킨십을 나누며 단단한 신뢰와 안정감을 쌓았다면 부모가 말실수를 하더라도 아이의 상처는 크지 않고 쉽게 회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