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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여, 아이를 허(許)하라!
전문가들은 아이에게 ‘안 돼’라는 부정적인 표현 대신 ‘허락’하는 말을 쓰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천방지축 날뛰는 망아지 같은 아이에게 ‘된다’고 말하는 건 ‘그래, 더 말썽을 부려라’ 부추기는 격이 아닐까?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허락’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알아봤다.
기획 김도담(베스트베이비 기자) 사진 안현지 모델 김민서(6세)
도움말 김이경(관악아동발달센터 소장) 의상협찬 봉쁘앙(02-3444-3356), 쁘띠바또(02-6905-3851), 오즈키즈(02-517-7786), MLB키즈(02-514-9006), 펜디키즈(02-6911-0792)
모든 부모는 아이가 ‘바르게’,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 그래서 항상 주의를 주고, 아이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며 잔소리를 하는것. 아이가 부모 마음대로 커준다면야 더 바랄 게 없지만 사실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어린아이는 부모의 말에 귀 기울이기보단 자신의 호기심과 당장의 욕구를 충족하는 게 더 중요한 까닭이다. 악순환의 굴레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부모는 더 자주, 더 큰 목소리로 “~하면 안 돼”, “하지 마”를 외치게 되고, 아이는 ‘도대체 엄마는 왜 다 안 된다고 하지?’라는 생각에 반발심만 더욱 커진다. 이는 더 나아가 부모와 자녀 간의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사실 아이에게 무작정 안 된다고 말하기보다 긍정적인 말을 건네는 게 ‘바람직한’ 훈육 방법이라는 건 아이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잘안다. 그러나 청소부터 빨래며 설거지, 식사 준비 등 넘치는 집
안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아이에게 “그래, 그게 하고 싶구나. 혼자 하면 위험하니 엄마랑 같이 해볼까?”라고 차근차근 말을 건넬 여유가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하지만 여기서 부모가 무엇보다 염두에 둘 점은 아이가 원하는 걸 ‘허락하라’는 말이 덮어두고 ‘예스맘’이 되라는 얘긴 아니라는 거다.
부모의 ‘허락’이 갖는 진정한 의미
대다수 사람들은 허락의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허락이란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청하는 일을 하도록 들어주다’로, 허락을 맡는다는 말은 곧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에 누군가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행동하는 데 있어 스스로가 아닌 타인의 결정이 전제가 되므로 어떤 측면에서는 ‘자율성’에 제약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부모는 ‘허락’이라는 단어와 ‘훈육’을 같은 선상에 두고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훈육이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규율을 가르치는 것이라면, 허락은 ‘아이의 행동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가’에 더 가깝다. 여기서 ‘제한’은 아이의 행동을 ‘막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경계를 세워주는 것’, 즉 부모가 아이를 위해 안전한 행동 범위를 정해주는 걸 뜻한다. 어린아이는 호기심이 많아 갖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이때 부
모의 적절한 제한은 아이에게 안전하다는 느낌과 동시에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또한 행동을 하기에 앞서 질서를 잡아줌으로써 아이가 경험할 수 있는 쓸데없는 좌절감을 줄여주는 효과도 발휘한다. 가령 4세 아이가 딸기잼이 든 병 뚜껑을 여는 걸 보더니직접 해보고 싶어 한다고 치자. 이때 부모가 “그건 여섯 살부터 할 수 있는 일이야”라고 이야기해 아이의 행동을 제한한다면 아이가 병 뚜껑을 열려고 시도하다가 실패했을 때 느끼는 부정적 감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에게는 자라면서 접하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도전’이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일이 대다수이다 보니 행동에 앞서 망설이게 되는데, 이때 부모가 건네는 ‘그래도 돼’라는 말은 아이에게 큰 용기를 준다. 즉, 진정한 허락은 부모가 아이의 용기 있는 시도를 지지해줌으로써 자신감을 키우고, 아이에게 행동의 자율성을 보장해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때로는 부모의 짧은 허락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첫걸음을 더욱 값지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이에게 ‘허락’을 말하는 방법
①NO는 필요할 때만!
부모가 허락해도 되는 분명한 기준을 정해두는 것은 자녀와의 관계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 ‘해도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부모의 권위가 바로서기 때문이다. 특히 ‘안되는 일’의 기준을 정할 때는 평소에 부모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너무 잦은 ‘NO’는 아이로 하여금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니 부모의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진 않은지 돌아보고 꼭 필요한 몇 가지 기준을 분명히 정해 두자.
②YES는 흔쾌히!
아이에게 ‘그래도 좋다’고 허락할 때는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보내되, 안 된다고 말할 때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그야말로 기분 좋게 허락할 것. 아이는 부모의 언어 뿐 아니라 표정과 행동을 통해 상황을 이해한다. 마지못해 ‘어쩔수 없다’는 식으로 말하고 떨떠름한 표정을 보이면 아이는 ‘엄마는 내가 이렇게 행동하는 걸 싫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마련. 반면에 아이가 뭔가를 하려고 할 때 부모가 적극 호응하면 ‘엄마 아빠가 날 응원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아이의 행동에 자신감을 불어넣는 동기가 될 수 있다.
③전달은 짧고 명확하게!
아이의 행동을 제지할 때만큼은 짧고 명확하게 한 단어로 표현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지금 밖에 나가 놀고 싶구나? 친구들이 다 밖에 있어서 그렇지? 하지만 안 돼. 넌 감기에 걸렸잖니” 식으로 괜히 감정을 공감해주다가 안 된다는 말을 덧붙이는 건 좋지 않다. 섣부른 희망을 심어주다가 결국엔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의 행동을 불허할 때는 아이가 납득할 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러니 먼저 아이의 행동을 제한한 다음에는 아이의 기분이 풀릴 때까지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이유를 이야기해주자.
저번에는 된다고 해놓고, 왜 지금은 안 돼?
만 6~7세 아이는 당연히 융통성이 부족하다. 자신이 보고 들은 대로 믿으며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시기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거나 환경의 변화를 파악해 사고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부모가 아이를 대할 때 일관된 태도를 보이는 게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아이가 조를 때는 제아무리 엄한 부모라도 한 번쯤 ‘ok’를 외치게 마련.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서 “저번에는 된다고 해놓고 왜 지금은 안 돼요?”라는 말을 종종 듣기도 한다. 이럴 때는 부모가 그때의 판단이 부족했음을 인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때도 엄마가 네 부탁을 들어주면 안 됐는데 그만 실수를 했어. 미안해.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라고 이야기하는 것. 실수를 인정한 후에는 아이와 함께 다시 규칙을 명확히 되짚는 것이 좋다. 간혹 아이가 “친구는 해도 되는데 나는 왜 안 돼요?”라고 묻는 경우도 있다. 만약 아이가 이처럼 자주 “왜?”라고 따져 묻는다면 평소에 부모의 권위가 제대로 서 있는지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이가 ‘우리 엄마 아빠는 너무 억지야’, ‘나만 억울해’ 식의 반발심을 품고 있다면 “왜 그래야 하는데?” 식으로 따지거나 떼를 쓰게 마련. 부모의 권위가 제대로 잡힌 올바른 관계에서는 아이가 부모의 규칙을 잘 따를 뿐 아니라 ‘안 돼’라는 제한에도 ‘엄마가 안 된다고 하는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평소 아이 앞에서 일관된 태도를 보여 권위를 바로 세움으로써 아이와의 관계를 바르게 정립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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