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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위클리에듀교보

위클리에듀교보 2018 no.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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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에듀교보는 행복한 아이, 즐거운 가족을 위해 교보생명에서 제공해 드리는 양육 도움 정보지입니다.


말 늦은 아이

현명한 대처 매뉴얼


아이가 언어 발달이 느리면 덜컥 겁이 난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고, 부모가 뭘 잘못해서 그런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때가 되면 하겠지 싶어 조금 기다리고픈 마음도 든다. 하지만 뭐든 타이밍이 중요한 법. 아이의 말하기 능력 또한 너무 조급해하거나 너무 느긋하게 바라볼 일은 아니다.


기획 황선영(베스트베이비 기자) 취재 문은영(프리랜서) 사진 서울문화사 자료실

도움말 안경진(소아정신과 전문의, 온맘아이클리닉 원장), 김지인(온맘아이클리닉 언어재활사)



사실 ‘말이 느리다’는 건 참 애매한 표현이다. 이유는 ‘느리다’의 기준이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부모는 느긋이 지켜보다가 뒤늦게 아이가 말이 느린 걸 발견하고, 어떤 부모는 너무 조급하게 걱정을 한다. 아이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성적으로 판단할지 모르나 내 아이의 일이기에 걱정이 앞서 판단 기준이나 적절한 치료 타이밍을 잘 모를 때가 많다. 일반적으로 언어지연은 언어 발달 속도는 늦으나 진행 과정은 정상적인 경우를 말한다. 반면에 언어장애는 언어가 질적으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이므로 언어지연과 구별해야 한다. 말이 늦된 아이나 언어 발달이 늦된 아이는 언어지연에 속한다. 즉, 또래 아이들에 비해 언어 능력 발달이 느린 속도로 이루어지는 걸 말하는데, 중요한 것은 속도는 느리지만 정상적인 발달 과정에 따라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말이 늦된

아이의 경우 검사를 통해 언어 발달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말 늦은 아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아이의 언어 발달이 늦된 듯하면 우선 아이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말이 늦은 아이의 기준은 청력, 인지, 신경학적 결함, 정서 및 행동에 문제가 없음에도 생후 18~23개월에 말하는 어휘가 10개 미만, 24~36개월에는 50개 미만이거나 두 단어 조합, 예컨대 ‘엄마 우유’ 같은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다. 아이가 이 기준에 속한다면 전문가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이때 단순히 말을 어떻게 하는지 보는 것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행동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엄마가 아이를 바라보면 아이도 엄마를 응시하는지, 엄마의 눈길을 끌고자 울거나 자신이 관심 있는 것에 엄마 손을 끌어당기거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등 의사소통 행동은 언어 발달의 기초로써 예후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따라서 아이가 말뿐만 아니라 몸짓으로도 얼마나 다양한 의사 표현을 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말 늦은 아이 어떻게 대처할까?


아이에게 치료가 필요하다는 걸 아는 순간 부모는 혼란스럽고 마음이 무너질 수 있다. 아이의 치료를 결정하는 건 엄마 아빠에게도 겁이 나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좀 더 기다려줘야 하나 싶다가도 기다리자니 불안하고 치료를 결정한 뒤에도 부모로서 성급한 선택을 한 건 아닌지, 충분히 기다려주지 못하고 아이를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한 건 아닌지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된다.

막상 전문가를 찾았지만 굳이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아이도 있다. 그러나 치료 여부를 판단하는 건 전문가조차도 단언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 어려운 판단을 쉽게 하는 부모는 없다. 내 아이의 일이기에 더 고민하고 더 신중히 결정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전문가와 상담하는 걸 겁내거나 망설일 필요는 없다. 지금 내 아이에게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게 우선이다.

지금도 판단이 안 서 갈팡질팡한다면 차분히 아이의 말하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그리고 아이의 언어 발달이 늦된 걸 부모 탓이라며 비관하는 태도는 절대 지양해야 한다. 더불어 아이 앞에서 과하게 걱정하는 모습이나 지적하는 태도 또한 보이지 않아야 한다.


아이의 언어 발달 궁금증 Q&A


Q이가 말은 하는데 발음이 부정확해 알아듣기 힘들어요.

발음이 부정확한 것 또한 말이 느린 것처럼 주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하기 애매하다. 따라서 부모가 느끼기에 아이의 발음이 또래에 비해 심각하게 부정확하다면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고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해야 한다. 부정확한 발음은 언어 발달 단계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기도 하지만 아이가 말을 늦게 시작하면 그만큼 발음 또한 더디게 발달하므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우선 아이가 부정확한 발음으로 불편해하지는 않는지 관찰해볼 것. 부정확한 발음의 경우 전문적인 검사 결과뿐 아니라 아이 스스로 느끼는 불편함이나 의사소통의 어려움도 중요한 판단 근거이다.


Q아이가 종종 말을 더듬는데 지속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말을 더듬는 것도 치료가 필요한가요? 

아이가 말을 하다가 자주 끊기거나 속도가 불규칙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경우 말더듬증일 수 있다. 언어 발달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말을 할 때 기능하는 근육 운동이 자연스럽지 않은 경우 더듬기도 한다. 또한 아이가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말을 더듬는다면 이는 심리적인 요인일 가능성이 높다. 말을 더듬는 상황이 지속되면 아이가 심리적으로 좌절감을 겪거나 말하는 걸 두려워하는 문제까지 생길 수 있으니 부모가 올바른 태도로 대해야 한다. 아이가 말을 더듬는 모습을 보인다면 부모는 모르는 척 들어주자. 그리고 아이 앞에서 말할 때는 천천히 간결하게 전달하고, 아이가 말을 하면 1~2초 뒤에 대답해주는게 좋다. 이러한 부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지속적으로 말을 더듬는다면 전문가를 찾도록 하자.


Q아이가 또래보다 언어 발달이 더딘데 부모가 어떻게 해주는게 좋을까요? 

아이가 단어를 소리 내어 말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하는 건 ‘엄마 아빠와의 의사소통이 즐겁다’는 걸 느끼는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말하려면 의사소통을 하고 싶게끔 만드는 게 중요하다. 아이는 엄마 아빠가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일 때, 다른 사람이 자신의 말을 잘 이해할 때, 무엇보다 이야기하는 게 재미있을 때 의사소통이 즐겁고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알게 된다. 이를 위해 부모는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즐거워하고 선호하는 놀이를 하며 충분한 놀이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는 부모와 상호 작용하는 즐거움을 알고 스스로 의사 소통하려는 의지를 갖게 된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나 복잡한 문장을 들려주기도 한다.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에게 엄마 아빠의 말은 복잡하고 길게 느껴지게 마련. 아이에게 엄마 아빠의 말을 이해시키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쉬운 단어로 이뤄진 단순한 문장을 들려줘야 한다. 예를 들어 “엄마는 OO가 텔레비전을 끄면 좋겠어”라고 이해하기 모호하고 복잡한 문장보다는 “텔레비전을 꺼요”처럼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말해주자. 또한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생동감 있는 목소리에 더 잘 반응한다는 걸 기억할 것. 이를 위해 중요한 단어는 억양을 넣어 강조해서 말하는 게 좋다. 단어와 단어 사이에 잠시 멈추어 아이가 엄마 아빠의 말을 이해할 시간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볼 때 더 잘 이해하므로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실물이나 행동으로 보여주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