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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기와 모으기’
경험이 필요한 이유
‘수학’ 하면 복잡한 수식과 계산이 떠오르나요? 식은땀이 나고 골치가 지끈지끈 아파오나요? 나온교육연구소 박영훈 소장은 더 이상 문제 풀이식 수학으로 아이들을 괴롭혀선 안되며, 수학의 진정한 즐거움을 알기 위해서는 유아기부터 수학에 대한 개념을 올바르게 세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기획 한보미(베스트베이비 기자) 글 박영훈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www.gettyimagesbanks.com)
‘가르기와 모으기’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예를 들어 6이라는 수가 1과 5 또는 3과 3 또는 4와 2 같은 두 개의 수로 분리될 수 있음을 파악하는 게 가르기이고 그 역의 과정이 모으기입니다. 주어진 숫자를 보고 가르기와 모으기가 가능해야만 비로소 덧셈과 뺄셈이라는 연산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부모는 가르기와 모으기 단계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 ‘가르기’와 ‘모으기’를 집중적으로 살펴봅시다. 유치원생 아이들이 간혹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빨간 풍선 3개, 노란 풍선 2개, 풍선이 5개 있어요.” 3과 2라는 두 수를 모으면 5가 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죠. 또 이런 말도 합니다. “5명 중에서 3명이 남자, 2명은 여자.” 5라는 수를 3과 2로 가르기 하는 것인데요. 수 세기 활동이 익숙해지고 수 감각이 발달하면서 주어진 자연수에 들어 있는 작은 수로 가르거나 두 수를 모으는 능력이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활동을 소개합니다.
단순히 개수 세기가 아닙니다. 덧셈에 앞서 두 수의 ‘모으기’ 활동을 유도합니다. 몇 개씩 묶을 것인가는 아이 스스로 결정하는게 좋습니다.
다음에는 수직선 위에서 모으기를 합니다. 아이들이 이 과정에서 이미 덧셈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세요. 단지 3+2=5라는 (형식적인) 덧셈식으로 나타내지 않았을 뿐입니다. 덧셈이라는 실제 연산 행위와 이를 문자로 나타낸 덧셈식은 구별해야 합니다. 형식적인 덧셈식은 덧셈을 경험한 후에 도입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가르기’와 ‘모으기’ 활동을 충분히 경험하면서 덧셈과 뺄셈의 개념이 형성되면 매우 쉽게 덧셈식과 뺄셈식으로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숫자만 제시된 문제를 풀이하며 모으기 활동을 마무리 합니다.
이어서 ‘가르기’ 활동을 살펴봅시다. 예를 들어 6이라는 수를 4와 2 또는 5와 1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르기가 가능하다면 6이라는 수에 대한 감각이 충분히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가르기는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배우는 약수·배수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즉, 가르기는 6=4+2라는 덧셈에 의한 분해인 반면 약수(또는 인수)분해는 6=3×2라는 곱의 형식에 의한 분해를 말합니다.
주어진 개수 중에서 보이지 않는 것의 개수를 구하면서 가르기를 경험합니다.
조금 더 발전된 문제로 주어진 수를 어떻게 가를 것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이 문제를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뺄셈 개념을 형성해가게 됩니다.
앞의 모으기 활동처럼 가르기 활동도 수직선 위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숫자만 제시하고 가르기를 하는 활동입니다.
위와 같은 문제를 1~10까지 모든 수를 가지고 제시하세요. 1~10까지 수의 가르기 경험은 수 감각 형성에 무척 중요합니다. 이때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도록 다양한 형식의 문제를 접하는게 좋겠지요.
profile. 도움말을 준 박영훈 선생은요…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몬태나 주립대학에서 수학 M.A를 취득하였다. 홍익대 수학교육과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제7차 교육과정 중고등 수학 교과서를 비롯해 <당신의 아이가 수학을 못하는 진짜 이유>(동녘), <기적의 유아수학>(길벗) 시리즈 등 다수의 수학서를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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