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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위클리에듀교보

위클리에듀교보 2018 no.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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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에듀교보는 행복한 아이, 즐거운 가족을 위해 교보생명에서 제공해 드리는 양육 도움 정보지입니다.


하루 30분 몸놀이의 힘


몸놀이가 아이에게 좋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 자세히 아는 부모는 드물다. 아이와 뒹굴고, 안고,

몸 씨름을 하고, 간지럼을 태우는 사소한 몸놀이가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면 어떨까?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몸놀이

육아의 모든 것.


기획 황선영(베스트베이비 기자) 사진 이성우 모델 박가현(5세) 

의상협찬 쁘띠바또(02-3479-6179)

참고도서 <아이의 모든 것은 몸에서 시작된다>(김승언 저, 카시오페아)



어릴 때 어떤 몸놀이를 했느냐에 따라 아이의 신체뿐 아니라 두뇌와 감성, 더 나아가 자존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단 발달지연이나 자폐, ADHD 등을 가진 아이뿐 아니라 정상 발달 범주에 있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몸놀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체 접촉이 많아진다. 각 신체 부위가 압박감, 진통감, 통각, 온냉각, 위치감, 속도감, 회전감, 중력감 등 수많은 감각을 느끼게 되고 뇌의 작용 또한 활발해진다. 몸놀이가 뇌 발달을 돕기 때문이다. 접촉을 통해 이런 감각의 문이 열리면 그 감각을 느끼는 데 재미를 느끼고 아이는 스스로 더 움직이면서 감각을 조절하는 법을 알아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기조절력, 신체조절력이 그것이다. 감각을 경험으로 알아가면서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까지 습득하는데, 이는 아이의 발달에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이처럼 몸의 감각을 지속적으로 폭넓게 경험한 아이들은 어떤 사물을 탐색할 때나 낯선 환경에 적응할 때 높은 집중력과 빠른 적응력을 보인다. 몸을 통해 얻은 정보가 아이에게 이러한 특별한 능력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몸놀이는 아이가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과 자존감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의외로 많은 부모들이 몸놀이 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데, 몸놀이가 무조건 아이를 들어 업고 돌리는 식으로 힘이 많이 드는 놀이인 것만은 아니다. 신체를 ‘접촉’하는 그 자체도 몸놀이다.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하루에 30분씩 아이와 몸놀이를 해보자. 몸놀이야말로 부모의 특권이자 당연한 의무다.


행복한 몸놀이를 위한 부모 규칙


잠자기 전 30분 함께 뒹굴어라

낮에 몸놀이를 할 때보다 잠들기 전 30분 정도 몸놀이를 하면 아이는 더 편안한 모습을 보인다. 밤이다 보니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몸놀이를 할 수 있고, 한껏 놀려고 흥분하기보다 긴장을 풀고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집중하는 것. 다만 과격한 몸놀이 대신 침대에 같이 누워 스트레칭을 하거나, 부모의 몸 위에서 아이가 비비대며 뒹굴게 해보자. 아이와 살을 부대끼며 엄마 아빠 손가락으로 아이 몸을 살짝살짝 건드리며 가벼운 자극을 주면 더 좋다. 엄마 아빠의 겨드랑이나 다리 사이를 굴러다니다가 어느새 잠이 든 아이를 볼 수 있다.


짧게 여러 번보다 한 번에 30분이 낫다

어떤 한 사람과 한 장소에서 30분 이상 이야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 이야깃거리를 찾고 상대방의 행동과 표정 등 여러 반응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몸놀이도 마찬가지다. 감정을 나누기 위해서는 밀도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어렵더라도 차츰 시간을 늘려나가자.


뇌를 발달시키는 몸놀이는 따로 있다

무조건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만 하는 부모가 있는데 이는 삼가야 한다. 몸놀이에도 황금비율이 있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몸놀이는 80%, 나머지 20%는 조금 불편한 몸놀이를 시도하는게 좋다. 특히 오감을 자극하는 몸놀이는 쉽고 반복되고 익숙하고 편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어렵고, 새롭고, 다양하고, 불편하게도 해야 한다. 다양하고, 복잡하고, 새롭고, 불편하고, 낯선 경험을 하면서 두뇌 발달이 촉진되고 뇌의 용량이 커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넓고 세게~ 울어도 괜찮다

몸놀이의 종류는 무척 다양한데 몸과 몸이 접촉하는 면이 넓은 몸놀이를 추천한다. 신체 접촉면이 넓으면 몸의 감각을 더 쓰게 되고, 뇌에 그만큼 많은 양의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 강도는 조금 세다 싶을 정도가 적당한데, 센 힘을 경험해본 아이가 작은 힘도 쓸 수 있고 큰 힘도 쓸 수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아이는 신체조절력과 자기조절력을 기른다. 그러니 적당히 힘을 주어 아이의 얼굴이 조금 빨개질 때까지 눌러 압박감과 무게감을 느끼게 할 것. 이래야 자연스럽게 아이의 반응이 따라온다. 놀다가 아이가 운다고 걱정하는 부모가 있는데 오히려 괜찮다. 울음을 통해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뿐 아니라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소소한 몸놀이 궁금증 Q&A


Q피곤해서 아이와 몸놀이 하기 힘들 때는 어떻게 하나요?

몸놀이는 힘을 많이 쓰는 놀이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신체와 신체를 접촉하는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을 모두 포함한다. 침대 위에서 빈둥빈둥 뒹굴면서도 아이와 즐겁게 놀 수 있다. 몸이 피곤한 날에는 침대에 엎드려 아이에게 엄마 등 위에 올라가 밟아달라고 해보자. 엄마 몸이 시원해지는 건 물론이고 아이는 이런 놀이를 통해 ‘내가 엄마를 도와줬구나’, ‘내가 엄마의 아픈 몸을 낫게 해줬구나’ 하며 뿌듯한 마음도 느낀다.


Q한 번 시작하면 끊임없이 몸놀이를 해달라고 졸라요.

아이의 놀이에도 포만감이 있다. 감각을 느끼는 과정이 아이에게는 놀이의 동기가 되는데, 처음 그 감각을 느끼면 너무 재밌어서 계속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감각이 만족되면 차츰 다른 놀이에 관심을 갖게 된다. 성장하면서 포만감을 느끼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데 특히 감각 경험을 충분히 한 아이들이 포만감을 느끼는 시간이 좀 더 짧다. 경험에 의해 감각을 인식하고 신체를 통해 그 감각을 조절하는 게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 반대로 감각 경험이 적은 아이들은 포만감을 느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다른 활동으로 관심과 놀이가 바뀌는 데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재미를 충분히 느낄 만큼 여유 있게 몸놀이를 해주는 게 좋다. 시간은 30분 정도로 정해두고 약속한 시간이 되면 더 하고 싶어도 중단할 것. 이렇게 해야 아이 스스로 자기조절력을 기를 수 있다.


Q아이가 몸놀이를 싫어하는데 꼭 해야 하나요?

아이가 정말 ‘몸놀이’ 자체를 싫어하는지부터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아이의 표현만으로 감정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맘속으로는 ‘이거 해볼까, 말까?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힘들 것 같기도 한데, 엄마가 해보자고 하니 해볼까? 어떻게 하지?’라고 고민할 가능성도 있다. 한 번 싫다고 말했다고 내버려두면 아이는 새로운 경험을 해볼 기회를 잃게 되니 싫어하면 오히려 더 많이 열심히 해주어야 한다. 몸놀이를 많이 경험하지 못한 아이라면 더욱 그렇다. 힘들더라도 자꾸 반복하다 보면 아이도 생각이 바뀌며 차츰 느끼는 감정 또한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