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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위클리에듀교보

위클리에듀교보 2017 no.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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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에듀교보는 행복한 아이, 즐거운 가족을 위해 교보생명에서 제공해 드리는 양육 도움 정보지입니다.


<삐뽀삐뽀 119 소아과> 하정훈 원장에게 ‘육아의 정석’을 묻다


클릭 한 번에 원하는 육아 정보를 손쉽게 얻는 시대다. 그런데 부작용도 생겼다. 정보가 워낙 방대하다 보니 어떤 게 진짜 올바른 정보인지 가려내기 힘들어진 것.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육아 정보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얻고자 하정훈 원장을 만났다.

기획 황선영(베스트베이비 기자) 사진 조병선(G1 studio) 참고도서 <삐뽀삐뽀 119 소아과>(유니책방)



얼마 전 한 온라인 육아 매체에서 우유에 대한 잘못된 기사를 게재해 문제가 됐다. 5세 이전까지는 저지방 우유 대신 일반 우유를 먹이라는 내용이었다. 매달 수십 권의 육아서가 쏟아져 나오고 어디서든 육아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요즘, 오히려 하 원장은 답답함을 느낀다. 잘못된 육아 정보가 너무나 많은 까닭이다.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잘못된 기사가 너무 많습니다. 실제로 미국 소아과학회뿐 아니라 국내 전문가들 모두 두 돌부터는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를 먹이도록 권고합니다. 일반 우유를 계속 먹이라는 건 명백히 잘못된 기사인데도 좋은 정보를 주어 고맙다는 댓글이 대다수더군요. 방송도 마찬가예요. 얼마 전 논란이 되었던 현미 섭취에 대한 방송 보셨나요? 7세 이전 아이에게는 현미나 잡곡을 먹이지 말라는 내용이었는데, 그에 앞서 방송국에서 직접 제게 연락해 자문을 구했어요. 이야기를 듣고 이건 잘못된 정보라고 분명히 말했는데도 결국 방송이 되더군요. 미국 소아과학회뿐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두 돌부터 현미나 잡곡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권고하는데 정반대 방송이 나가니 정말 화가 났습니다.”


시대가 바뀌듯 육아 정보 또한 바뀐다. 이전만 해도 분유를 먹는 아이는 이유식을 생후 4~6개월에 시작하라고 권고했지만, 최근엔 6개월 이후에 먹여도 괜찮다고 설명한다. 불소치약 또한 마찬가지. 예전에는 두 돌까지는 쓰지 말라고 부모들에게 이야기했는데, 2014년 10월부터 두 돌 이전에도 불소치약을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 누군가 의문을 제기하고 과학적 데이터가 새로 도출되면 육아 정보 또한 새롭게 바뀌는 것이다. 하 원장은 이처럼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되면 반드시 부모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육아 정보가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적극적으로 트위터와 홈페이지에 정정 내용을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시시각각 올라오는 수많은 육아 정보에 현혹되지 마세요. 자기 자식은 부모가 가장 잘 압니다. 자신만의 육아 철학을 확립하면 그 믿음은 흔들리지 않을 겁니다.”


하정훈 원장이 꼽은 엄마들이 잘못 아는 육아 지식 6


5세 이전까지는 일반 우유를 먹인다


앞서 말한 것처럼 두 돌 이후부터는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를 마시는 게 좋습니다. 하루에 2컵 정도가 적당한데요. 저지방 우유에는 영양소가 적다는 말이 있는데, 우유에 함유된 지방은 동물성 포화지방으로 오히려 성인병이나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두 돌 이전에는 지방이 두뇌 발달에 필수적인 영양소이기 때문에 일반 우유를 먹이는 게 좋지만, 만 2세 이후부터는 서서히 지방 섭취를 줄여야 비만과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두 돌 이전이라도 아이 몸무게가 지나치게 많이 나간다면 저지방 우유를 먹이라고 권고하기도 합니다.


현미는 두 돌 전에는 먹이지 않는다


현미는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이 먹어온 식품입니다. 현미를 먹이면 소화가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현미를 불려서 조리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돌 이후에는 흰쌀에 현미나 잡곡을 20~30% 정도 섞고, 두 돌이 지나면 50% 이상 섞어 먹이세요.


열이 날 때는 옷을 벗기고 냉찜질을 한다


몸에 열이 난다고 냉찜질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납니다. 냉찜질을 하면 체온과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 아이가 추워서 벌벌 떨게 되죠. 이렇게 추워서 떨면 근육에서 열이 발생해 오히려 체온이 더 올라갑니다. 또한 열은 피부를 통해 발산되는데 냉찜질을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열이 효과적으로 발산되지 않습니다. 아이가 열이 날 때는 해열제를 먼저 사용하세요. 그래도 열이 심할 때는 30℃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닦아주시고요. 이때는 머리, 가슴, 배, 겨드랑이, 사타구니까지 온몸을 닦아주시면 됩니다.


아기가 설사할 때는 굶긴다


설사가 심해서 탈수가 된 경우 급성기에는 전해질 용액을 먹여서 탈수를 잡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늦어도 반나절 이내에 원래 먹던 음식을 먹이도록 권장합니다. 아기가 계속 설사를 하니 진짜 먹여도 되나 궁금해하는 엄마들이 있는데, 의사가 먹여도 된다고 얘기했다면 먹는 족족 설사를 하더라도 먹이는 게 좋습니다. 설사할 때 먹이는 특수 분유나 전해질 용액은 설사를 멎게 하는 치료약이 아니라 설사할 때 먹일 수 있는 음식이란 뜻입니다. 쉽게 말해 먹여도 설사가 더 심해지지 않는 음식이란 뜻이죠. 아기들의 경우 음식을 먹으면 식도뿐만 아니라 장도 같이 움직여 장 속에 이미 만들어진 설사가 밀려나옵니다. 그러니 아기가 설사를 한다고 함부로 굶기지 마세요. 설사가 오래갈수록 제대로 먹이려고 애써야 합니다. 특히 바이러스성 장염은 잘 먹어야 합니다. 우유를 먹여도 되고 고기도 기름이 너무 많은 부위만 제외하고 먹여도 괜찮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먹일 수 있는 음식을 알려주면 설사를 하더라도 그냥 먹이세요. 먹으면서 치료하는 게 굶기면서 치료하는 것보다 당연히 낫습니다.


아플 때는 예방접종을 미룬다


열이 39℃ 이상 펄펄 끓는다면 미루어야 하겠지만 심하지 않으면 맞히는 게 좋습니다. 기침이나 설사도 아주 심하지만 않다면 예방접종이 가능합니다. 접종 후 아이가 열이 난다는 부모들이 있는데 약 5% 정도만 해당됩니다. 그리고 여러 백신을 한꺼번에 접종하면 몸에 문제가 생길까 싶어 걱정하는 부모도 많은데, 동시 접종 시 이상 반응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내용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아기들을 위해 동시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항생제는 최대한 짧은 기간 사용한다


스테로이드제는 1~7등급으로 나뉘는데, 아이들에게는 대개 7등급을 사용합니다. 스테로이드는 약품 사용이 엄격한 미국에서조차 슈퍼에서 팔 정도로 안전한 약입니다. 오히려 괜한 두려움에 약 사용을 거부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스테로이드제는 반드시 의사의 진단에 따라 투약해야 합니다. 부모가 임의로 사용하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받은 약을 두고두고 사용하는 것 또한 좋지 않아요. 무엇보다 항생제는 남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꼭 필요한 경우 일정 기간을 채워서 복용해야 하죠. 조기에 끊으면 바이러스가 내성을 만들기 때문에 의사의 지시에 따라 처방한 기간만큼 복용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