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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위클리에듀교보

위클리에듀교보 2017 no.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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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에듀교보는 행복한 아이, 즐거운 가족을 위해 교보생명에서 제공해 드리는 양육 도움 정보지입니다.


이것만 알면, 나도 밀당의 귀재! 상황별 밀당 육아


‘밀당’은 남녀 사이에만 통용되는 기술이 아니다. 아이 키우는 부모라면 자기도 모르는 새 매일 이어지는 육아 현장에서 ‘밀당 전략’을 이미 쓰고 있다는 사실! 상황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면 효율적인 육아 ‘밀당의 기술’,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기획 박시전(베스트베이비 기자) 사진 추경미(G1 studio) 모델 이윤하(7세)

도움말 김이경(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 의상협찬 봉쁘앙(02-3444-3356)




밀당 기술은 지극히 단순하다. 적당한 거리 두기와 가까이 하기를 상황에 맞게 적절히 구사하는 것. 그런 점에서 육아에도 ‘밀고 당기기’ 기술을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다. 단, 부모 자식 간은 ‘베푸는 사랑’을 전제로 한 밀당이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훈육의 주도권은 늘 양육자인 부모가 쥐고 있어야 한다는 걸 잊지말 것. 밀당이 때로는 효과적인 육아 기술이 될 수는 있겠지만 육아의 본질 그 자체는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육아 상황별 밀당 전략


상황1 > 싫어, 내가 할래, 혼자서도 할 수 있어


마음 급한 부모는 아이 스스로 하도록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등원 준비하랴, 출근 준비하랴, 식구들 식사 챙기랴…. 실제로 바빠서이기도 하고 아이의 서툼을 기다려줄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결국 아이가 미숙한 손길로 혼자 하도록 잠자코 보고만 있지 못하고 “줘봐, 엄마가 해줄게”라는 말을 하고야 만다.


밀당 전략 뭐든 부모가 대신 해줘 버릇하면 결국 아이는 새로운 능력을 단련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이와 동시에 혼자 스스로 해냈을 때의 뿌듯한 성취감 역시 경험할 수 없다. 그러니 아이의 역량을 인정해주자. 아이도 스스로 신발을 신을 수 있고, 외투의 지퍼를 채울 수 있다. 다만 연습이 필요하고 좀 더 시간이 걸릴 뿐이다. 이때 부모가 도와줄 부분은 대신 해주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단추를 잘 채울 수 있는지 요령을 알려주는 거다. 아이가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게 마련이고 그 과정이 더디게 느껴질 수 있지만 ‘차근차근 하나하나씩’이야말로 아이가 세상을 배워나가는 방식이란 걸 잊지 말자.


밀당 포인트 아이 스스로 힘으로 할 기회를 주되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가이드를 제시할 것. 아이 혼자 해도 되는 허용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하게 알려주자.


상황2 > 안아줘, 걷기 싫어, 다리 아파!


서로 껴안는다는 건 친밀감의 표시이자 사랑하는 이들끼리 나누는 따뜻한 애정 표현이다. 그런데 아이가 10㎏을 훌쩍 넘어 번쩍 들어올리기 버거워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양손에 짐이 한가득이고 갈 길이 바쁜데 안아달라거나, 당장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업어달라며 떼쓸 때는 아무리 사랑하는 내 자식이라도 힘에 겹다. 이럴 때 적당한 해결책은 없는 걸까.


밀당 전략 아이는 합리적인 인과관계를 따지진 못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주변에서 벌어지는 미세한 변화를 본능적으로 알아챈다. 엄마가 지금 나보다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아는 것. 그래서 사랑을 확인하고자 더욱 안아달라, 놀아달라고 요구한다. 이때 부모가 보여줘야 할 태도는 아이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거다.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행동으로도 표현하는 것. 꼭 오랜 시간 안고 있을 필요는 없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눈을 맞추며 ‘한 번, 두 번, 세 번’ 꼬옥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마음은 어느 정도 풀린다. 그리고 엄마가 계속 안아줄 수 없는 이유를 아이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며 “우리 딸(아들)이 이렇게 씩씩하게 엄마 말을 들어줘서 얼마나 든든하고 고마운지 몰라”라는 격려의 말도 해주자. 상황이 허락된다면 엄마가 하고 있던 일(방 정리라든가 식사 준비)에 아이를 동참시켜도 좋고, 일하는 중간중간 아이에게 말을 걸며 관심을 표현하는 것도 어느 정도 해결책이 되어줄 것이다.


밀당 포인트 놀아주는 시간, 안아주는 횟수보다 중요한 건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상황3 > 로봇 장난감 사주세요


아이 입장에선 이해할 수가 없다. 마트에 저렇게나 많은 장난감이 쌓여 있는데 고작 하나를 왜 우리 집에 가져갈 수 없단 말인가. 무엇보다 아이는 무엇을 사기 위해 얼마큼의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 경제관념도 없고, 모든 걸 다 가질 수 없다는 걸 아직 이해하지 못하며, 당장 내 눈앞에 좋아하는 게 있을 때 참아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배워본 적이 없다.


밀당 전략 아이가 장난감을 갖고 싶은 이유는 한마디도 묻지 않고 대뜸 “안 돼!”라고 윽박지르면 아이 나름의 반발심에 더욱 떼를 쓸 뿐이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이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기억할 밀당 원칙은 ‘아이의 마음은 읽어주되, 부드러운 엄격함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우리 집만의 물건 구입 원칙이 있어야 한다. 가령 장난감을 살 수 있는 날을 정하는 것. 생일이나 명절 같은 기념일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친지 어른들한테 받은 용돈 중 일정 금액이 모이면 그중 일부를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 데 쓰는 것이다. 이렇게 정해놓은 원칙이 있으면 갖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언제쯤 살 수 있을지 의논할 근거가 마련되고, 아이도 자기에게 주어진 한정된 횟수 안에서 합리적인 소비 방식을 익히게 된다. 물론 아이는 왜 ‘지금’ 살 수 없는지 물어보며 울고 떼도 쓸 것이다. 이럴 땐 왜 그 물건이 갖고 싶은지 아이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자. 엄마 아빠가 관심을 보이며 마음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기분이 달래지는 효과가 있다. 상황을 벗어나고자 덜컥 장난감을 사주면 아이는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선 떼를 쓰면 되는구나’라는 사실을 학습하게 된다. 부모로서의 단호함과 부드러운 위엄을 갖춘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부모 노릇도 반복되고 학습되어야 익숙해지는 법이다.


밀당 포인트 우리 가족만의 장난감 구입 원칙을 정해놓고 따를 것. 그리고 사주지 않더라도 갖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알아주고 공감해준다.


오히려 역효과 나는 ‘나쁜 밀당’


물질적 보상은 좋은 밀당이 아니다 ‘~하면 엄마가 뭐 사줄게’ 식의 보상은 이따금 당근 역할을 하지만 부작용이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양치질을 한다거나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은 아이가 익혀야 할 당연한 생활습관에 속한다. 그런데 “양치질 잘하면 내일 아이스크림 사줄게” 식으로 보상을 제안하면 아이는 당연히 해야 할 생활습관조차 보상 없이는 움직이지 않으려 할 수 있다. 이보다는 “양치질을 하면 이가 튼튼하고 건강해져. 우와~ 입안의 세균맨들이 싹 사라졌네” 하며 따뜻한 칭찬의 말로 격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칭찬’은 효과적인 밀당 전략이지만 조심스럽게! 칭찬과 격려는 꽤 효과를 발휘하는 밀당 전략이다. 그러나 어색한 공감, 칭찬을 위한 칭찬은 역효과만 낼 수도 있다. 아무리 어린애라 할지라도 의도가 담긴 칭찬은 알아챈다. ‘엄마가 나 이렇게 하라고 칭찬하는 거구나’라는 느낌을 알게 모르게 받기 때문이다. 때로는 부모의 기대치가 동기 부여를 하고 자극제가 될 수 있지만 과할 경우 아이는 ‘내가 이 정도는 해내야 엄마 아빠가 좋아할 거야’라는 불안감이나 압박감을 느끼기도 한다.